백운컬럼73 가르치고 배워야 할 겸손의 미덕 | 이배근 | 2024-12-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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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에 한 젊은이가 마주 걸어오다가 한쪽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들고 있던 핸드폰의 동영상에서 눈길을 돌리더니 신도림역이 어디냐고 물었다. 성의를 다해 자세하게 가는 길을 일러주었는데 인사는 커녕 고개 한번 안 돌리고 도도히 갈 길을 가는 그를 보내고 잠시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겸손이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있는가? 인생이 주는 가장 위대한 교훈은 겸손이다.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가장 위대하고 유용한 교훈은 자신의 약점과 실패를 인정하며, 겸손한 자세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토머스 아켐피스(Thomas A’Kempis)의 충고다. 인생은 끝없이 겸손을 배워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우리 선조들은 자녀들을 교육함에 있어 물을 뿌리고 마당을 쓸며 손님을 접대하는 일을 당연히 여기지 못하고 벗을 사귈 때에 벗에게 몸을 낮추지 못하면 높은 지위에 올라도 사람들에게 몸을 낮추지 못한다고 하여 먼저 단정하고 겸손하고 공경하는 법을 가르쳤다. 또한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가르쳤으며,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고 가르쳤다. 학식은 풍부하고 태도는 검허해야 한다. 많이 배웠어도 너무 자기주장을 내세우지 말고 상대의 의견에 차분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것이 겸손이다. 학식은 회중시계처럼 주머니 속에 넣어둘 것이지 자랑하고 싶어서 주머니에서 끄집어내어서 일부러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 때에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어느 분이 보낸 좋은 글이다. 공자가 제자들과 노나라 환공의 사당을 참배할 때 제사상에 처음 보는 술병이 놓여 있었다. 공자가 궁금하여 묻자 사당 관리가 “환공이 살아생전 늘 곁에 두고 좌우명으로 삼던 계영배라고 하며 그가 술병에 물을 가득 붇자 술병이 기울기 시작하였다. 중간쯤 차자 병은 곧게 섰다. 물이 병의 주둥이까지 차자 술병은 뒤집히고 말았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세상에 가득 차도 뒤집히지 않는 것은 없다. 사람도 이 술병과 같다 총명한 사람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아야 하고, 높은 사람은 겸손하고 사양할 줄 알아야 하며,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하고, 부유한 사람은 근검절약할 줄 알아야 한다. 겸손하면 손해를 보지 않는 것도 이런 이치다.” 19세에 과거에 급제한 맹사성은 경기도 파주 군수로 부임하자 지역의 고승을 찾아가 목민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해 조언을 부탁하자 고승은 선정(善政)을 베풀라고 말했다.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말을 듣고 맹사성이 화를 버럭 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자 고승은 차나 한잔하고 가라며 그를 붙잡고는 찻잔에 물이 넘치는데도 스님은 계속해서 물을 따랐다. 찻잔의 물이 넘쳐흘러 방바닥을 적시자 화를 내는 맹사성에게 스님은 찻잔에 물이 흘러넘치는 것은 알면서 지식이 넘쳐서 인품을 망치는 것을 왜 모르냐고 타이르자 맹사성은 깨달은 바가 있어 스님께 인사를 올린 후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는 데 황급히 나가려다가 문에 머리를 부딪히고 말았다. 그러자 고승은 다시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말을 남긴 노자는 훌륭한 무사는 힘을 드러내지 않으며, 잘 싸우는 사람은 성난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잘 이기는 사람은 함부로 다투지 않고 남을 잘 부리는 사람은 늘 남에게 겸손하다(노자 제68장). 물은 아래로 흐르기 때문에 넓은 바다를 이룬다.자신을 낮추면 더 큰 세상을 만들 수 있다.숙이면 숙일수록 더 높게 대접받는 것이 세상 이치다.지혜로운 자는 교만을 버리고 겸손을 선택한다.아인슈타인의 조언이다. 겸손은 동양의 미덕으로 통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무엇인가를 주면 으레 한두 번은 사양을 한 뒤에 받는다. 그것이 어른에 대한 예절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옛날 중국의 어떤 장군은 싸움에 나갈 때는 제일 먼저 돌격하여 목숨을 아끼지 않았고, 후퇴하는 데는 맨 뒤로 하여 다른 사람을 먼저 피하도록 하였다. 그러한 그를 사람들이 칭송하자 장군은 고개를 저었다. “말이 늦게 달려 맨 뒤에서 왔을 뿐이다.” 재능이 칼이라면 겸손은 그 재능을 보호하는 칼집이다. “재능은 그 사람을 돋보이게 하지만 적을 만들 수도 있다. 이에 반해 겸손은 적이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 교만이 인간관계의 뺄셈 법칙이라면 겸손은 인간관계의 덧셈 법칙이다.”좋은 글에서 읽은 명언이다. 이처럼 겸손이란 자신의 공적을 내세우지 않는다. 필리핀 대통령을 지낸 막사이사이는 대장장이의 아들이었지만 한 번도 가난에 굴하지 않았고 역경에 무릎을 꿓은 적이 없었다. 막사이사이를 더욱 위대한 인물로 만든 것은 그의 겸허한 삶이었다. 그는 대통령이 되어서도 “나의 직책은 대통령이지만 나의 마음은 항상 이 나라의 한 병사”라고 말할 정도로 겸손한 사랑이었다. 우리나라에 막사이사이와 견줄만한 겸손했던 대통령이 누구였는지 얼른 떠오르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남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군자라고 말한 공자는 편견과 오만을 넘어 겸손을 가르치신 스승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강물은 깊을수록 소리를내지 않는다.” 라는 말은 어린 시절 어른들로부터 많이 들은 교훈이다. “부모로부터 재산과 명예를 상속받았다는 사람들은 많이 보았으나 겸손과 남을 사랑하는 법을 상속받았다는 사람들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한 그로티우스는 부모는 겸손을 가르치고 자녀는 배워야할 소중한 덕목이라는 것이다. 인생이란 먼 길 위에 우리가 남긴 것들은 세월과 함께 잊혀지겠지만 누군가의 가슴에 닿았던 겸손은 살아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마지막 날이 왔을 때 진정으로 슬퍼하며 울어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면 우리의 하루하루의 삶은 겸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백운 이배근
고난은 사람들에게 겸손을 가르쳐 주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게 만들어준다. 시험에 한번도 떨어지지 않은 사람은 시험에 떨어진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다. 조셉 M. 마샬 III는 북미 평원 인디언 부족 라코타 족의 원주민으로 사우스 다코타 주 남부 로즈버드 수우 족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성장하였고 오늘날 라코타 족을 대표하는 저자, 역사가, 교사, 전통공예가이다. 할아버지와 함께 걸으면서 나는 한 인간으로 성장해 왔다. 옛날 할아버지와 함께 걸었 던 장과 같이 회상했다.
인생을 바꿔줄 선택, 할 어반 지음/박정길 옮김, 웅진씽크빅, 2007 반면 커다란 업적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겸손하고 자신을 낮추는 할아버지들은 얼마나 신선한가. 가난한 이탈리아 농부의 12명 자녀의 하나로 태어나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제가 되었던 교황 요한 23세 그는 “ 한 인간이 무릎을 꿇을 때보다 더 위대해지는 때는 없다.”고 말했다.
겸손한 태도로 반성하는 삶을 살라 자신감을 갖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자세는 좋지만, 자신감이 자만심 또는 교만으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과 자만심이 넘치는 사람은 큰 차이가 있다. 스스로를 믿고 당당하게 앞 뿌리
성숙을 향한 거룩한 몸부림 성숙은 어른스러워짐이요, 안정됨이다. 당당하면서도 교만하지 않음이요, 겸손하면서도 비굴하지 않음이다.
앵그리 사회 서울대 전상인 교수는 한국사회가 ‘헝그리 사회’에서 ‘앵그리 사회’로 전환됐다고 설명한다. ‘남’은 없고 ‘나’만 있는 자기중심주의가 팽배이다. 조금이라도 불편하고 조금이라도 방해받으면 감정이 폭발한다. 조금이라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억울하면 도무지 참지를 못한다. 걸핏하면 화를 내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공은 다른 사람에게 돌려라 겸손 우리는 실패와 마찬가지로 성공을 인정해야 한다. 실수를 하면 사과를 해야 하듯이 칭찬을 받으면 선뜻 고맙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음을 비우고 스스로에게 정직해지자. 자신의 장단점을 인정하고 성공과 실패를 인정하자. 겸손은 우리 자신을 비하하고 낮춰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겸손 바다와 강이 수백 개의 산골짜기 물줄기에 복종하는 이유는 그것들이 항상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 보다 높은 곳에 있기 바란다면 그들보다 아래에 있고, 그들보다 앞서기 바란다면 그들 뒤에 위치하라. - 노자 출처: 행복한 경영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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