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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컬럼70 인내와 감정조절 운영자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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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어른들은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거나 발산하기보다는 꾹꾹 눌러 놓았다가 한순간에 폭발시켰다. 이어령의 글에 보면 며느리의 누적감정은 부엌에 가서 바가지를 북북 긁거나, 강아지를 발로 차거나, 업혀 있는 아이의 엉덩이를 꼬집어서 누적된 울화를 표현했다고 한다. 1912년부터 3년간 당시 조선일보 등에 12건의 화재 기사가 게재되었는데 그 중에는 딸아이가 청나라 소금장수에게 손목이 잡혔다는 그 치욕을 참는 방법으로 가장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방화사건도 포함되어 있다. 얼마 전 지인의 출판기념회에 축사를 부탁받아 갔다가 받아 읽은 책 첫 장에 나오는 글을 옮겨본다. 맞벌이 부부인 가정의 어린 딸이 아침 식사 도중에 실수로 식탁에 놓인 커피를 엎질러 출근 준비를 마친 아이 아버지의 옷에 엎질렀다. 아버지는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으며 야단을 친다. 아이는 울다가 아침 식사도 못 하고 학교 갈 준비가 늦어 통학버스를 놓쳐 아버지가 출근길에 학교까지 딸을 데려다주는데 출근 시간이 늦게 되니 가속을 하게 되고 결국 속도위반으로 벌금을 내게 되었다. 20분이나 늦게 직장에 도착하니 허둥대느라고 서류 가방을 집에 놓고 온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지신뿐만 아니라 딸과 부인의 하루를 망쳐버렸다. 만약 그가 순간적인 감정을 조절하여 참을 수 있었다면 딸아이는 늦지 않게 아침을 먹고 통학버스로 등교했을 것이고, 자신과 아이 엄마도 넉넉하게 직장에 도착하여 하루를 신나게 출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람의 행동이 감정을 따르는 것 같지만 사실 행동과 감정은 함께 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정신적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살고 있으며 억제할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혀 때로는 인생을 망쳐버리기도 한다. 인생의 도전에 응할 때 먼저 머리를 가지고 대응하고 다음에 가슴으로 대처해야 한다. 머리가 없는 가슴은 방향키가 없는 배와 같아서 어디로 가는지를 알 수가 없다. 어제의 불운에 분노하고 내일의 결과를 염려하는 것은 감정이 이성을 앞서는 실패자들의 행동적 특징이다. 역경을 딛고 정상에 선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사람들이며 마음속의 낡은 감정을 털어내고 신선한 생각으로 가슴을 채울 줄 아는 사람들이다.

 

감정이 격하거나 화가 끓어오르는 순간에는 더도 말고 딱 1분만 의식적으로 말과 행동을 중단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 방법이다. 감정에 치우친 말과 행동은 기껏해야 몇 분 후면 후회를 낳게 마련이다, 그러나 참지 못하고 내뱉은 말이나 행동의 결과는 수년 혹은 수십 년이 갈 수도 있다. 경남 J시의 모 고교생이 타교 출신이라고 놀린다는 이유로 동급생을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은 순간의 감정조절에 실패함으로써 아까운 한 생명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생 또한 망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사람은 몸과 마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감정조절이란 마음의 심폐기능을 말한다. 몸에서 심폐기능이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신선한 산소를 혈액에 공급하여 온몸으로 보내주는 것처럼 감정의 노폐물인 분노와 걱정의 감정을 밖으로 내보내고 웃음과 감사와 같은 행복 에너지로 마음을 채우는 것이다. 분노와 불안, 염려는 감정의 노폐물이어서 가슴에 쌓이면 화병이 되고 폭발하면 통제 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센프란시스코 외과 의사 프리드먼은 영어의 분노(Anger)라는 단어의 첫 글자를 따서 A타입 인간이란 말을 처음 만들어 냈다. 그가 말한 A타입 인간은 항상 분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성격이 조급하고 경쟁적이며 화를 잘 내고 평소에 폭언과 폭식을 하는 경향 있으며 남의 간섭 받는 것을 매우 싫어하며 참을성이 부족하여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인간발달단계에 있어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옮겨가는 과도기에 속해있는 청소년기는 아동기와 성인기의 어느 편에도 완전히 소속되지 못하는 주변인(marginal man)이 겪어야 할 갈등과 격동이 분출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다. 몸은 급격한 신체적 변화로 균형을 잃고 마음은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로 정신적 갈등과 좌절에 시달리는 청소년기에 가장 필요한 품성은 감정조절이다. 인성발달을 강의할 때 언제나 나는 물병과 콜라병의 비유를 든다. 물병과 콜라병을 동시에 흔든 후에 각각의 병마개를 열어보면 물병은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콜라병은 부글부글 끓어올라 병 밖으로 액체가 분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동 발달에서도 나름대로의 성장 배경에 따라 독특한 감정 패턴을 발전시킨다. 사랑과 격려 속에 자란 아이들은 안정적이며 자아 존중감이 발달되어 감정조절을 잘 할 수 있다. 반면에 학대나 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은 늘 불안하며 공격적이거나 수동적인 행동특성을 보이며 콜라병처럼 인내하지 못하고 분노 감정을 폭발시킨다.

 

노태우 대통령의 좌우명이 참용기였다고 들었다. “서하고 다린다.”는 뜻이었다. 감정조절은 최초의 단계에서 그 성패가 좌우된다고 한다. 그 첫 단계는 참는 것이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일단 참아야 한다.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옛말이 있다. 분노는 기다리면 줄어들고 기쁨은 기다리면 불어난다. 내가 잘못한 일이 없으면 화를 낼 이유가 없으며, 내가 잘못했다면 화를 낼 자격이 없다. 누구에게나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있다. 우리가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우리의 권리지만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청소년들은 배워야 하며 어른들은 가르쳐야 한다. 백운 이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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