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컬럼68 내가 3일만 볼 수 있다면 | 운영자 | 2024-10-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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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도 들을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었던 3중고의 장애를 극복하고 뛰어난 지성인으로서 역사에 이름을 남긴 헬렌 켈러가 1933년에 쓴 ‘내가 3일만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은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수필 중의 하나이며 경제공황으로 고통받던 미국인들의 가슴에 불굴의 용기를 불어넣어 준 감동의 글 이었다. 헬렌 켈러는 다짐했다. 첫날에는, 눈을 뜨는 순간 나는 누구보다 먼저 나에게 이 세상을 보게해 준 나의 스승 앤 설리번의 얼굴을 오래 지켜 보고 싶다. 그다음 나의 사랑하는 친구들을 바라보겠다. 그들의 얼굴을 차근차근 바라보면서 그들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여 두겠다. 그리고 산과 들을 산책하면서 바람에 날리는 잎사귀의 모습, 아름다운 꽃 색깔의 신비한 조화들을 마음껏 보겠다. 저녁 시간이 되면 서쪽 하늘로 가라앉는 저녁노을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겠다. 둘째 날에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밤이 낮으로 변하여 지구가 깨어나는 그 경이로움을 지켜보고 싶다. 그리고 나는 인류 역사의 과거와 현재가 숨쉬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가서 역사적 작품들을 감상하며 인류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겠다. 그런 후에는 미술관에 가서 화가들의 그림을 보고 저녁에는 영롱하게 빛나는 하늘의 별을 보겠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극장에도 가고 영화도 보고 싶다. 셋째 날에는. 아침 일찍 큰 길로 나가 사람들이 살 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고, 거리의 풍경, 강이 흐르는 모습, 보트가 떠내려가는 모습도 높이 솟은 탑 엠파이어 빌딩의 모습도 보고. 5번가에서 시작하여 슬럼가도 그리고 외국문물이 숨 쉬는 곳 들도 보면서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느끼고 싶다. 그러다가 밤이 되면 아름다운 불빛 속에 즐비하게 늘어선 상점의 아름다운 상품들을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오겠다. 그리고는 사흘간 눈을 뜨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다시 나는 일찍 일어나 동트는 아침을 지켜보며 이날의 새로운 계시를 체험하고 싶다고. 감사의 기도를 드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밤이 깊어가 나의 마지막 밤이 문을 닫을때 나는 이 사흘간 보았던 모든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며 감사할 것이다. 내일을 알 수 없는 염려와 근심으로 좌절하고 때로 도저히 풀 수 없는 힘든 문제로 주저앉고 싶을 때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 박완서 선생님이 “하늘을 나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물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오늘 내가 땅 위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이 기적이다.”라고 말하신 것처럼 우리가 날마다 두 눈으로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기적이다. 어린 시절 나는 신체적으로 매우 허약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옛말에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고 했는데 건강한 눈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사물을 볼 수 있는 눈과 동시에 세상을 보는 눈을 뜨게 하신 은사들께도 깊이 감사를 드린다. 중학교 에 들어가서 조회 시간에 들려주신 김용하 교장 선생님의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참된 승리(不爭而先勝)라는 말씀은 평생을 살아온 인간관계의 지침이 되었고, 고등학교 한상봉 교장 선생님이 일러주신 모험이 없이는 얻는 것이 없다(Nothing venture, nothing gain)는 말은 인생길의 고비마다 굽이마다 피할 수 없었던 선택의 기로에서 힘과 용기가 되었으며, 장사를 하려거든 소매상이 아니라 도매상을 하라시던 문상희 교수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신 말씀이 닭의 벼슬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의 길을 걷게 하셨다. 오늘은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이 그렇게도 바라던 내일이었다. 우리가 3일이 아니라 3년 혹은 30년, 아니 그 배를 살 수도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며, 육신과 정신의 눈을 뜨게 하신 창조주와 스승님들께 우리는 감사드려야 한다. 백운 이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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