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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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컬럼98 우정에 대하여
운영자 2025.7.21

친구란 어떤 존재인가?. 진정한 친구는 그 사람의 가치를 알아주고 그 가치가 실현될 가능성을 믿고 기다려주는 존재다.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은 맨 처음에 번 돈을 쓰지 않고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며, 맨 처음에 사귄 친구를 지금까지 사귀고 있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 인생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가 걸어 나가지만 오로지 진실한 친구들만이 우리의 가슴밭에 발자국을 남긴다는 좋은 글이 있다. 31년이라는 짧은 생애에 무려 600여 곡을 작곡한 슈베르트는 그러나 교사가 되기를 강요한 부친에 의해 암담한 나날을 보내던 어린 슈베르트의 천재성을 안타까워했던 그의 친구 슈파눈의 격려와 후원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슈파눈은 어릴 때부터 작곡을 위한 오선지를 사주었고, 집을 나온 슈베르트에게 하숙집을 구해주고, 음악에 전념할 수 게 했으며, 후에 슈베르티아덴이라는 슈베르트 후원회를 조직하여 그의 음악 활동을 도왔다. 슈파눈의 우정이 없었다면 슈베르트는 이 세상에 그 이름을 납길 수 없었을 것이다.

 

맨체스터에서 런던까지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무엇인가?” 한번은 영국에서 이런 문제를 내고 답을 공모한 적이 있었다. 물론 적지 않은 상금도 걸었다. 이 공모에는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수학자와 교통학자들까지 응모했다. 비행기, 기차, 자동차,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방, 지도상에 지름길을 측정해서 이들 교통수단을 적절하게 혼합하는 방법 등 다양했다. 1등을 한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었고, 답 또한 뜻밖이었다. 정답은 좋은 친구와 함께가 는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공자는 논어 1장을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也)”라는 우정 예찬론으로 시작하였다. 공자는 사람에는 유익한 벗이 셋이 있으니 내게 숨김없이 바른말을 해주는 사람, 성실하여 안팎이 다르지 않은 사람, 학식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했다. 벗을 선택하는 조건으로 정직과 진실 그리고 지식을 들었다. 나는 생각한다. 가장 좋은 친구란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이며, 보통의 친구는 일어난 사건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며, 도움이 전혀 되지 못하는 친구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가르쳐주었다.

 

우정을 고독으로부터의 해방이라고 해석한 최초의 사람은 베이컨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친구들 발견해 가는 일이 아닐까. 고독으로부터의 해방이 모든 인간의 인간적 출발이라면 우리의 인생은 바로 친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정의 문제가 주로 철학가와 문학가들 사이에서 많이 논의되어왔다는 것은 이것이 중요한 철학적 과제인 동시에 또한 중요한 인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라로슈프코는 우정에 있어서 최대의 노력은 친구에게 내가 결점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자기 결점을 나에게 보여주도록 만드는 일이라고 하였다. 석가도 좋은 벗을 갖고, 좋은 동지와 함께 있다는 것이 불교의 전부라고 설한 바 있다. 우정을 말할 때 관중과 포숙의 아름다운 우정 관포지교(管鮑之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관중(管仲)과 포숙(鮑叔)은 동업을 했으나 포숙은 이익을 더 차지한 관중을 욕심이 많다고 하지 않았다. 그가 가난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관중이 사업에 실패했을 때에도 그는 운이 따르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관중이 벼슬길에 나가 번번이 쫓겨났으나 그를 무능하다고 하지 않았다. 그가 때를 만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관중이 전쟁에 나가 세 번 도망을 쳤으나 그를 겁쟁이라고 하지 않았다. 그의 고향에 노모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후에 관중은 말한다.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지만 나를 길러준 이는 포숙이다.(生我者父母 知我者鮑叔)."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글이다.

 

돈으로 집을 살 수는 있어도 가정을 살 수는 없다. 돈으로 친구를 구할 수는 있어도 진정한 우정은 살 수 없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생이라는 여정의 마지막 길목에 다다랐을 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많이 소유할 수 있는 자가 성공에 이른 사람이다. 이태백은 고난과 불행이 찾아올 때 비로소 참된 친구가 있음을 알게 된다.“고 했다. ”위암 말기로 여러해 동안 항생제에 의지하여 통원 치료를 받는 친구를 위해 치료 기간 중에 음식 조절을 위해 약재를 넣은 반찬을 챙겨준 친구들, 환갑을 앞둔 친구들이 번갈아 경동시장에 들려 이틀에 한 번꼴로 찬합에 약재를 담아 투병 중인 친구에게 전해주고, 치료 기간에 위기가 몇 번 있었을 때마다 힘들어하는 친구 주위에 어김없이 나타나고, 가족이 오면 방해되지 않게 슬그머니 피했던 친구들, 가족이 없는 시간에 들려 환자 곁을 지켜주고, 마침내 운명을 하였을 때 임종을 지켜보고, 3일장 내내 장례식장을 떠나지 않다가 마지막 날 운구에 자진 참여하여 장지까지 가족과 함께했던 참으로 눈물 나는 우정과 진한 의리로 친구를 살펴준 이들을 잊을 수 없다.“는 어느분의 좋은 글을 읽고 나는 누구에게 그런 친구였던가?“를 생각하며 반나절이 넘게 가슴이 감동으로 벅찼던 날을 나 또한 기억한다.

 

우정에는 장미꽃 같이 타오르는 우정도 있고, 국화처럼 서리를 맞으며 늦게 피어나는 우정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정은 한결같은 마음과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오랜 세월을 이겨내잘 잘 익은 술처럼 눈물을 나눈 우정이어야 한다. 한 사람이 죽고 한 사람은 살아 있으면 우정의 진심을 알게 되고, 한 사람은 가난하고 한 사람은 부유하면 우정의 태도를 알게 되고, 한 사람은 출세하고 한 사람은 천하면 우정의 진정성이 나타난다고 한다. 친구를 지기(知己)라고 하면 나를 알아준다는 뜻이다. 친구를 막역(莫逆)이라고 한다면 서로 거역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친구를 백이와 종자기의 우정을 말하는 지음(知音) 이라고 한다면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유일한 친구를 의미한다. 친구를 동지(同志)라고 하는 것은 임진년 818일 금산으로 승군(僧軍)을 거느리고 궁지에 몰린 의병대장 조중봉(趙重峰)을 찾아간 영규(靈奎)대사에게 700명으로 수만의 왜적을 대하기보다는 물러나 다음 기회를 보자는 승병들의 간언에 우리는 조중봉 선생과 뜻을 같이하여(同志) 의병을 일으킨지라. 선생을 혼자 죽게 할 수 없다(同志而擧義 不可 公獨死)고 끝까지 생사를 같이한 영규 대사의 우정이 넘치는 비장한 외침에서 유래한다. 탈무드에는 만일 네가 친구에게 작은 잘못을 했다면 그것을 마음으로 크게 판단하고, 만일 네가 친구에게 크게 좋은 일을 했다면 그것은 마음을 작게 판단하라.“고 했다.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르는 것이 더욱 어렵고 보람 있다. 우정을 지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만일 친구의 친절과 충실한 우정을 받기만 하고 줄 줄을 모른다면 그 우정은 끊어지는 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우정의 비극은 불신(不信)이다. 믿지도 않고 속지도 않는 사람보다는 믿다가 속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주변 환경에 따라 이해관계에 따라 쉽게 변하지 않고, 좋은 때나 궂은 때나 한밤중이라도 달려와 주는 좋은 친구를 우리는 가지고 있는가? “곶감 두어 줄 깎아 매달아 놓고, 시래기 주워다 두어 줄 걸고, 처마 밑에 장작도 쌓아두고, 올여름 담근 매실주 있는 데, 올 겨울 그리운 친구 오는 날, 눈이 계속해서 내렸으면 좋겠다.”는 이재금 시인처럼 나는 지금도 누군가를 격려하며 위로하고 기다리며, 장미 같은, 국화 같은 그런 우정을 나누는 일에 남은 세월을 소중하게 보내고 싶은 아름다운 꿈을 꾸고 있다. 백운 이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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